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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TORY VOL.49 / 저작권법으로 세상 읽기 ①] 웹툰·웹소설의 불법 번역: 현황과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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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웹소설의 불법 번역: 현황과 대응 방안 글. 이일호 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연구교수 ![]() 1. 들어가며 우리나라의 웹툰1) 산업은 2023년을 기준으로 매출액 2조1,890억 원을 달성하면서 그 저력을 보여주었다.2) 이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지만,3) 매년 50% 안팎의 성장이 지속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웹툰의 성장 잠재력은 충분해 보인다. 또한 눈여겨볼 것은 K-웹소설의 약진으로, 그 시장 규모가 총 1조 원에 이른다고 분석된다(웹소설 사업자의 총매출 기준).4) 무엇보다 웹소설에서 웹툰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는 우리나라의 주된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콘텐츠 산업의 성장은 필연적으로 불법복제 문제를 야기한다. 보호원이 2025년 1월 발간한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웹툰을 불법으로 이용하는 비율이 20.0%에 이른다고 한다(2024년 기준).5) 이는 영화(22.6%), 게임(22.5%), 방송(21.1%)보다는 낮은 비율이지만,6) 대략 다섯 명 중 한 사람은 불법 웹툰을 보고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불법 웹툰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고, 또 찾아내서 접근하기도 쉽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상황은 아니다. 위 보고서(2024년)에 의하면, 전 세계 웹툰 이용에서 불법 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5.4%에 이른다고 한다.7) 글로벌 웹툰 시장이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우리 웹툰이 입는 피해도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정식으로 수출된 콘텐츠가 불법 사이트로 흘러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아직 수출되지 않은 콘텐츠가 누군가에 의해 번역되어 불법 사이트에 게시된다면 그 폐해는 더욱 크다. 우리의 웹툰과 웹소설이 계속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제 창작과 산업 생태계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그중에서도 불법 웹툰과 웹소설이 해외에서 유통되는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 또 해외에 퍼져 있는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번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 스캔레이션? 스캔레이션(scanlation)이라는 말이 있다. 다소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스캔, 즉 scan과 번역을 뜻하는 translation의 합성어라는 사실을 알면, 그 의미와 맥락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다. 이 말은 상당히 오래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주로 일본 만화를 스캔하고 번역해서 공유하는 팬 활동을 지칭했다. 팬이자 아마추어 번역자에 의해 이뤄진 스캔과 번역은 만화가 정식 수입되면 삭제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면서 해외의 다른 팬들을 안심시키고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했다. 만화가 디지털화되고, 웹툰이 등장하면서 스캔은 더 이상 필요하입었다지 않게 되었지만, 스캔레이션이란 말은 여전히 팬 번역의 대명사처럼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불법 번역의 문제는 법위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인터넷과 검색엔진을 통해 콘텐츠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수 있고, 기계번역이 등장하면서 불법 번역은 더욱 손쉬워졌다. 불법 번역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이를 포함한 콘텐츠가 빠르게 확산되는 문제가 생긴 것이다. 여기에 더해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번역은 누군가에게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이제 불법 번역과 유통은 단지 팬의 일탈이 아니며, 훨씬 큰 규모로, 또 큰 수익을 노리는 범죄가 되었다. 불법 웹툰 사이트인 밤토끼와 마루마루의 운영자가 검거되고, 단속도 주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보호원의 저작권보호심의위원회도 유사 사이트를 차단하는 데 분주하지만, 제2, 제3의 밤토끼는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해외의 상황도 마찬가지인데, 불법 사이트가 유포하는 콘텐츠의 파급효과를 고려한다면, 불법 다운로드와 번역 문제는 더 이상 단순한 팬 활동으로 치부될 수 없다. 3. 불법 번역의 폐해 모든 유형의 저작권 침해가 저작자나 콘텐츠 사업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지만, 불법 번역 웹툰과 웹소설에는 더욱 치명적이다. 아마도 <해운대> 영상 파일이 유출된 사건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 파일이 불법으로 유통되면서 결국 해당 영화는 국내에서의 피해는 물론이고 해외 진출의 기회를 잃는 치명타를 입었다.8) 마찬가지의 문제는 불법 번역된 웹툰, 더 나아가 웹소설에서도 나타난다. 이미 블록버스터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면, 불법 번역본이 소비되면서 공식 번역의 초기 수요를 잠식할 것이다. 또 인지도보다는 재미와 실력을 갖춘 작품의 경우, 유통사 입장에서 번역본 유출을 시장 진출의 적신호로 여길 수 있다. 더 나아가 불법 번역은 공식 번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불법적으로 번역된 만화를 먼저 접한 이들 사이에서 공식 번역을 잘못된 것으로 느끼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9) 이처럼 불법 번역은 공식 번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방식으로도 공식 번역의 진출과 유행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불법 번역은 번역 시장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미 공짜로 번역한 아마추어가 있다는 사실은 웹툰의 번역 단가를 낮추고, 이는 번역가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번역 현황을 글로벌 차원에서 분석한 연구를 찾기는 어렵지만, 일부 조사된 내용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을 바로 체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11월에 발표된 보호원의 <해외 불법사이트 내 국내 웹툰 불법 번역 실태조사>에 따르면, 단 10주간의 조사 기간 동안 총 41,974건의 불법 번역물이 발견되었고, 우리나라 웹툰 총 6,799종이 피해를 입었다. 10) 번역된 언어는 영어, 중국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 프랑스어를 제외한 유엔 공용어를 포함했고, 그밖에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터키어, 몽골어로 된 것도 있었다. 흥미롭게도 불법 번역 웹툰이 저장된 서버가 미국과 캐나다에 위치한 경우가 많았고(각각 53.7%와 33.3%), 관련 사이트의 수도 각각 37개와 23개로 많았다.11) 스캔레이션은 이제 더 이상 팬들의 로망이 아니며, 조직범죄가 된 셈이다. ![]() 4. 불법 번역의 저작권 문제 우리 저작권법은 불법 번역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먼저 불법이 아닌 정식 번역된 웹툰과 웹소설의 저작권에 대해서부터 본다. 작가가 단독으로 또는 공동으로 웹툰이나 웹소설을 창작하면 저작자가 되고, 자신의 창작물에 대해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을 누린다. 만약 이들을 번역한 번역가가 있다면 번역가 역시 보호받는데, 번역가도 2차적저작물의 저작자이기 때문이다. 우리 저작권법은 다른 사람의 창작물을 “번역·편곡·변형·각색·영상제작 그 밖의 방법으로 작성한 창작물”을 2차적저작물이라고 한다(저작권법 제5조 제1항). 2차적저작물에 관한 저작권, 즉 번역에 대한 저작권은 웹툰이나 웹소설의 저작권과 별개로 인정되는 것으로, 번역본의 이용에는 웹툰 또는 웹소설의 저작자는 물론 번역가의 허락도 필요하다(저작권법 제5조 제2항). 이제 불법 번역본의 저작권 문제에 대해 보자. 우선 웹툰의 불법 번역 문제에 대해서부터 보면, 웹툰은 그림 부분과 글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번역이 문제되는 부분은 말풍선이나 장면 사이에 등장하는 글 부분일 것이다. 나머지 부분, 다시 말해 그림 부분은 그대로 복제하여 이용하는 것이므로 저작자의 복제권을 침해할 것이다(저작권법 제16조). 번역이 문제되는 글 부분은 단순히 복제로 볼 수 없는데, 허락을 받지 않았더라도 불법 번역자는 나름 창작행위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무리 불법 번역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불법 사이트에서 문제된 번역을 가져다 쓴다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도 있다(저작권법 제5조 제2항). 그러나 웹툰의 글 부분을 허락 없이 번역하는 것 자체가 저작권 침해가 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저작자는 2차적저작물의 작성권이라는 권리를 가지는데, 이는 자신의 저작물을 토대로 2차적저작물을 작성하거나 이렇게 작성된 저작물을 이용할 수 있는 권리이다(저작권법 제22조). 번역을 포함하여 저작자가 허락하지 않는 2차적저작물의 작성과 이렇게 작성된 저작물의 이용은 곧 저작권 침해에 해당하는 것이다. 웹소설에도 웹툰의 글 부분에 관한 설명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웹소설이 해외에서 불법적으로 유통될 때는 그 전부가 번역될 것이므로 2차적저작물의 작성만이 문제될 것이다. 다만 어떤 이용이 복제에 해당하고, 또 어떤 이용은 2차적 저작물의 작성과 이용에 해당하는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저작자, 다시 말해 웹툰이나 웹소설의 저작자는 자신의 복제권과 2차적저작물작성권을 가지고 허락 없이 만들어져 유통되는 번역물에 대해 저작권 침해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설령 불법 번역자도 자기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불법 번역자와 불법 사이트 사이에서 다툴 수 있는 문제일 뿐이다. 게다가 그 자체로 저작권 침해인 불법 번역을 가지고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은 아마도 흔하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직접 번역하지 않고 기계번역에 의존하거나 기계번역된 것을 단지 수정·편집한 정도라면 2차적저작물이 되지도 못한다. 저작물에는 인간의 창작성이 요구되지만, 기계번역에는 그것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 5. 국제조약에서 번역권: 역사적 교훈 불법 번역의 문제는 상당히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인쇄 기술의 등장과 발전은 책이 널리 읽히는 데 기여했고, 이는 문학이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도 이바지했다. 18~19세기 영국과 프랑스 문학이 유럽 전 지역에서 인기를 얻었는데, 각국의 독자들에게 작품을 전달하려면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야 했다. 특히 19세기 프랑스 작가들이 저작권을 국제적으로 보호해야 하고, 번역권이 존중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은 이런 불법 번역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 이는 프랑스 파리에서 ALAI(Association Littéraire et Artistique Internationale)라는 단체의 결성과 번역권을 위한 조직화된 캠페인으로 이어지기도 했다.12) 아무리 번역이 이루어졌더라도 번역본 역시 원본에 바탕을 두고 있고, 그래서 원문 저작자의 저작권이 번역본에도 미친다는 관념은 이때 싹튼 것이다. 1710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의 저작권법이 등장한 이래로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저작권 조약이 체결되었다. 특히 19세기로 접어들면서 관련 조약은 상대국 저작자의 번역권(translation right)을 보호하기로 약속하는 방향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서로의 번역권을 존중해 줌으로써 자국의 저작물이 허락 없이 번역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예를 들어 프로이센과 영국 사이에서 체결된 1846년 저작권 협약(Convention of 13 May 1846 Between Prussia and Great Britain Regarding International Copyright)은 처음에는 번역권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약 9년 후인 1855년 개정(Amendment to the Convention)에서는 상대방의 번역권을 존중하기로 약속했다. 이는 비단 다른 나라의 저작자를 보호하는 데 이바지했을 뿐 아니라 정식의 허락을 받은 자국의 출판사를 보호하는 데도 기여했다. 물론 제도화가 번역권 인정의 절대적 기준은 아니었다. 예를 들어 독일 출판사들은 국내 저작권법에 번역권이 승인되지 않았을 때부터 자신들의 번역이 공식적인 것으로 인정받도록 하기 위해(“to secure the authorized status of their translation”) 저작자에 기꺼이 사용료를 지급했다고 한다.13) 그만큼 번역에 있어 정확성과 번역 품질에 대한 보증은 불법 번역이 주는 저렴함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었던 것이다. 다만 일부 출판사의 선량한 동기와 실천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는 없었다. 영국의 요구에 따라 이루어진 1855년의 협약 개정은 불법 번역의 문제를 번역권의 상호 존중을 통해 해소하려고 했지만, 이런 노력마저도 독일에서의 불법 번역본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프로이센을 제외한 다른 지역에서 불법 번역본이 제작되어 프로이센으로 유입되는 일이 너무 쉬웠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은 다름 아닌 베른협약(Berne Convention)이다. 1886년 성립된 다자조약인 이 협약은 번역권이 저작자의 권리임을 독립된 조문을 두어 천명했고, 협약 회원국의 저작자라면 누구나 이 권리를 주장할 수 있도록 했다. 1886년의 조약문은 다음과 같았다.
이 규정은 베른협약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다만 협약 제4조는 다른 회원국에서 번역권을 10년 동안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한 바 있는데, 이와 같은 한계는 1908년 베른협약이 개정되면서(베를린 개정) 이미 오래전에 극복되었다. 물론 다자조약의 성립만으로 불법 번역의 모든 문제가 해소될 수는 없었다. 국가가 다자조약에 참여할 의지가 필요했고, 아무리 법을 바꾸더라도 법위반을 단속하고 저작권을 존중하면서 실효성 있게 집행하는 것 역시 중요했기 때문이다. 과거 영국과 프랑스 문학에 유럽인들이 매료되었다면, 현재는 K-콘텐츠, 그중에서도 우리나라의 웹툰과 웹소설이 전 세계에서 활발히 향유되고 있다. 번역이 제대로 보호받기 위해서는 이용자의 인식과 보호제도가 갖추어져야 한다. 특히 제도를 만드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그것을 잘 실행하고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6. 해외 사례 우리나라가 글로벌 웹툰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외의 침해사례도 주로 우리나라 사업자나 해외 사업자가 우리 웹툰을 유통하는 불법 사이트에 대응한 경우들일 것이다. 불법으로 번역된 웹툰이나 웹소설은 정식의 계약 없이 외국어로 번역되어 유통되는 것인데, 여기에 대한 주요국 저작권법의 태도는 매우 유사하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 저작권법 제27조는 저작자가 번역권(翻訳権), 번안권(翻案権) 등을 가진다고 정한다. 이는 우리 저작권법상 2차적저작물작성권에 상응하는 권리로 볼 수 있다. 일본 역시 번역·편곡·변형하거나 각색·영화화 그 밖의 번안된 것을 2차적저작물(二次的著作物)이라 정의하면서(일본 저작권법 제2조 제1항 제11호) 이런 2차적저작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2차적저작물의 저작자뿐 아니라 원저작물의 저작자에게도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일본 저작권법 제28조). 독일 저작권법과 프랑스 저작권법상 번역과 번역권의 취급도 유사한데, 독일 저작권법 제23조에 따라 저작자는 자신의 저작물을 개변할 권리(Bearbeitungsrecht)를 가지고, 프랑스 지식재산권법전 제L.122-4조는 저작자의 허락 없이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재현하는 것이 저작자의 복제권(droit de reproduction) 또는 재현권(droit de représentation)의 침해가 된다고 정한다. 미국 저작권법 제106조 제2호는 2차적저작물 작성권(right to prepare derivative works)이 저작자가 향유하는 배타적 권리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당연히 미국 저작권법 역시 번역을 2차적저작물로서 보호하는데(미국 저작권법 제103조 b항), 다소 독특한 모습도 발견된다. 즉, 미국 저작권법 제103조 a항은 “해당 자료가 불법적으로 이용된 저작물의 여하한 부분(any part of the work in which such material has been used unlawfully,)”에 대해서는 보호해 주지 않는다고 선언한다. 이로써 미국에서는 불법 번역이 보호받을 가능성이 완전히 차단된 셈이다.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번역과 관련하여 크게 주목받은 사건을 발견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웹툰을 침해하는 다수의 불법 사이트가 불법 번역물을 제공하고 있을 것이므로 이들 사이트에 대응하는 것이 곧 불법 번역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도 될 것이다. 최근 사례로서 미국에서는 2024년 Webtoon Entertainment사가 북부 텍사스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법 정보제공 요청(DMCA subpoena requests)이 받아들여진 바 있다. 이에 따라 불법 웹툰 사이트들을 중개해 주었던 CDN 서비스 제공업체인 Cloudflare 등이 도메인 소유자 정보를 공개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이들 사이트에 대한 폐쇄를 이끌었다.14) ![]() 7. 마치며 대략 1990년대까지 우리나라에도 불법 번역물이 인기를 끈 바 있다. 조악한 품질의 불법 번역 만화책이 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했고, 그 밖의 콘텐츠에 대해서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최근 중고장터에서 이런 물건이 고가에 거래되는 경우가 종종 보인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저작권을 침해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불법복제 문제를 스스로 극복하면서 문화강국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고, 저작권 관련 무역수지 33억6,080만 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다.15) 해적판이 희귀한 물건으로 취급된다는 점은 우리의 저작권 의식이 얼마나 변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해외에서 웹툰과 웹소설의 불법 번역본이 유통되는 데는 두 가지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앞에서도 확인한 바와 같이 불법 번역본은 비단 개발도상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리어 관련 사이트는 미국과 캐나다에 서버를 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준다. 이곳의 불법 사이트에 대해서는 수사공조와 상호협력, 더 나아가 외국 사업자와의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달리 개발도상국에서는 단속과 함께 홍보와 역량강화도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K-콘텐츠는 단순히 수출품에 머물러서는 안 되고, 개발도상국의 본보기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부와 민간은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고 있는데, 불법 콘텐츠를 당장 대가 없이 이용하는 것보다 저작권법을 준수하고 창작자를 존중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익과 효과가 크다는 점을 홍보하고 좋은 제도와 거버넌스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불법 번역이 근절된 것은 아니다. 불법 웹툰과 만화를 제공하는 사이트가 여전히 성업 중이고, 해외에 서버를 둔 사이트들 역시 은밀한 운영을 계속하고 있다. 웹소설 역시 이른바 텍본이라는 이름으로 복제·유포되고 있는데, 이들 중 해외 콘텐츠에 대해서는 번역도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스스로 국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해외의 저작권 침해 문제를 지적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독자의 인식, 저작권법 제도의 변화, 더 나아가 제도를 실효성 있게 이행하려는 노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1) 권위 있는 영어사전인 Oxford English Dictionary에서 웹툰(webtoon)은 다음과 같이 정의되어 있다: “An animated cartoon or a series of comic strips published on the web. Sometimes used with reference to a specific style of Korean webcomic.” 즉, 웹툰은 웹에 게시된 애니메이션 형식의 만화나 만화 연재물을 의미하며, 때때로 특정 스타일의 한국 웹만화를 지칭하기 위해 사용되기도 한다고 되어 있다. 2)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백서 연차보고서, 81면. 3) 정호준, “성숙기 접어든 韓 웹툰 산업, 돌파구는”, 매일경제, 2025년 4월 10일자. 4) 백경현 외, 2022년 웹소설 분야 산업 현황 실태조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3, 40면. 5) 이는 2023년 20.4%에서 0.4% 감소한 것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 2023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종합편), 2024, 33면. 6) 한국저작권보호원, 2024 저작권 보호 연차보고서(종합편), 2025, 145면. 7) 위 2023 보고서, 55면. 8) 문일호, “해운대 불법 동영상은 산업기술 유출 범죄죠”, 매일경제, 2009년 8월 30일 자. 9) Paweł Dybała, “The Translator is Wrong!: Readers’ Attitudes towards Official Manga Translations Biased by Fan-Made Scanlations”, Intercultural Relations - Relacje Międzykulturowe, Vol. 4 No. 2(8) (2020), doi: 10.12797/RM.02.2020.08.03. 10) 한국저작권보호원, 해외 불법사이트 내 국내 웹툰 불법 번역 실태조사, 2022년 11월, 2면. 11) 위 실태조사, 3면. 12) David Bellos, “Translation Rights”, Hopscotch Translation, February 8, 2022, <https://hopscotchtranslation.com/2022/02/06/translation-rights/?utm_source=chatgpt.com>. 13) Friedemann Kawohl, “Commentary on: Bilateral Treaty between Prussia and Great Britain (1846)”, in: L. Bently and M. Kretschmer (eds.), Primary Sources on Copyright (1450-1900), <https://www.copyrighthistory.org/cam/tools/request/showRecord.php?id=commentary_d_1846>. 14) 이상 Ernesto Van der Sar, “Webtoon Targets 170+ Pirate Domains Through DMCA Subpoena”, TorrentFreak, August 21, 2024, <https://torrentfreak.com/webtoon-targets-170-pirate-domains-through-dmca-subpoena-240821/?utm_source=chatgpt.com>. 본 글의 내용은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blog.naver.com/kcopastory/223889560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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