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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TORY VOL.49 / 사례로 읽는 저작권 분쟁과 해석 ➁] 저작권과 재산분할

  • 작성일2025.07.01
  • 조회수1130

저작권과 재산분할


글. 임형주 법무법인(유한) 율촌 변호사





Ⅰ. 들어가며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구분된다(저작권법 제10조 제1항). 그 중 저작자의 일신에 전속하는 저작인격권과는 달리(저작권법 제14조 제1항) 저작재산권은 저작권자가 저작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저작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함으로써 경제적인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권리로, 일신전속적이지 않으며 재산권으로서의 측면을 지닌다.

이와 같은 측면으로 인하여, 과거 유명 트로트 가수의 이혼소송에서 해당 가수가 보유한 저작재산권(정확히는 저작권료)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가 문제되기도 하였다. 과연 저작(재산)권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II. 재산분할이란?

법률상 부부는 협의상 또는 재판상 이혼을 할 수 있고(민법 제834조, 제840조), 이와 같이 이혼한 자의 일방은 다른 일방에 대해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43조, 제839조의2 제1항).
우리 민법은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다. 부부별산제란 부부의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과 혼인 중 자기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당해 당사자의 특유재산으로 인정하는 제도이다. 이와 같이 부부별산제를 취하면 부부의 일방이 혼인 중에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명의자의 특유재산으로 추정되므로 혼인 중에 재산의 형성에 협력을 하고 재산의 유지 또는 증식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더라도 이혼을 할 때 재산을 나누어 가지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존재한다. 이에 민법상 재산분할 제도는 이혼 등의 경우에 부부가 혼인 중 공동으로 형성한 재산을 청산·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데, 이는 민법이 혼인 중 부부의 어느 일방이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은 그의 특유재산으로 하는 부부별산제를 취하고 있는 것을 보완하여, 이혼을 할 때는 그 재산의 명의와 상관없이 재산의 형성 및 유지에 기여한 정도 등 실질에 따라 각자의 몫을 분할하여 귀속시키고자 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3. 6. 20. 선고 2010므4071,4088 전원합의체 판결 참고).
그런데 민법은 재산분할의 내용에 관하여 “가정법원은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당사자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의 액수 기타 사정을 참작하여 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한다”(민법 제839조의2 제2항)고만 규정할 뿐, 그 방법이나 기준에 대하여는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 않아, 이에 관하여는 학설과 판례를 중심으로 그 내용이 형성되고 있어 그 내용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재산분할과 관련하여서는 당사자(예컨대 사실혼 부부), 방법 등 많은 것이 문제가 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재산분할의 대상이다. 재산분할의 대상은 무엇인가? 부부의 특유재산은 모두 분할하게 되는 것일까?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재산분할제도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 또는 ‘혼인 중 쌍방의 협력으로 형성된 공동재산’의 청산·분배를 주된 목적으로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따라서 재산분할의 대상은 ① 혼인 중에 ②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③ 재산이라 할 수 있다.
① ‘혼인 중’이란 혼인신고 시기와 무관하게 사실상 혼인생활을 시작한 때부터 파탄된 때까지를 의미한다. 우리 판례는 이때의 ‘혼인’에 사실혼도 포함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 취득시점이 반드시 혼인기간 중이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② 분할대상 재산은 부부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것이어야 한다. 다만 협력에는 재산을 취득함에 있어서의 협력뿐만 아니라 재산을 유지 또는 증식함에 있어서의 협력도 포함된다. 예컨대 실질적 특유재산(혼인 전부터 가지고 있던 고유재산과 혼인 중 부부의 일방이 상대방의 협력 없이 취득한 특유재산)은 원칙적으로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분할대상이 아니지만, 판례 및 통설에 의하면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③ 재산은 재산의 종류나 명의 등을 불문한다. 다만 이혼 당시 재산으로 구체화되지 않은 것, 예컨대 장래의 예상 소득, 재산취득능력 등은 분할대상 재산이 될 수 없다(그러나 장래의 퇴직금이나 연금수급권 등은 임금의 후불적 성격을 고려하여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

III. 저작재산권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가. 저작재산권은 왜 문제되는가?

어째서 저작재산권에 대한 재산분할이 문제가 되는지 생각해보자. 저작권은 저작물, 즉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저작권법 제2조 제1호)에 대한 권리이다. 즉 창작자의 사상 또는 감정이 표현되어야 하므로, 이는 그 성질상 (부부의 공동 창작이 아닌 한) 실질적 특유재산에 해당할 수밖에 없다.

앞서 설명했듯이, 실질적 특유재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다른 일방이 적극적으로 그 특유재산의 유지에 협력하여 그 감소를 방지하였거나 그 증식에 협력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여야만 한다. 일반적인 재산, 예컨대 부동산이 실질적 특유재산인 경우에는 부동산의 수리나 개축 등이 “협력”에 해당할 것이다. 그러나 저작재산권의 유지에 협력한다는 것은 다소 상정하기 어렵다.

물론 우리 판례는 혼인공동생활에 일반적·경제적 기여를 하였거나, 나아가서는 가사와 자녀양육을 전담한 경우처럼 일반적·비경제적 기여를 한 경우에도 특유재산의 유지 또는 증식에 협력한 것으로 인정하기는 한다.

다만 저작재산권, 특히 저작재산권에 의해 발생할 장래의 저작권료가 구체적인 “재산”에 해당하는지도 문제가 발생하므로, 저작재산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단언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이에 관하여는 논의의 평면을 조금 더 넓혀서 저작재산권과 그 문제점을 공유하는 다른 무체재산권이나 지식재산권(특허권 등)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 재산취득능력

혼인 중 일방이 상대방의 협력으로 의사 면허, 변호사 자격, 박사 학위 등을 취득한 경우, 그에 따라 증가된 재산취득능력 또는 학위, 자격 등을 일종의 무형재산으로 보아 재산분할의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을까? 

이는 특히 혼인기간 중 상대방의 헌신적 도움으로 학위 또는 전문직 자격을 취득한 후 충분한 재산을 형성하기도 전에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 자격 등 취득으로 인한 비용은 상대방이 부담하고 그 수익은 이혼 이후 자격 등 취득자에게 귀속되지만, 분할대상재산이 없어 상대방이 보상을 받을 수 없게 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어 문제된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박사학위를 소지한 경제학교수로서의 재산취득능력은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소정의 재산분할의 액수와 방법을 정하는 데 필요한 ‘기타 사정’으로 참작함으로써 충분하다”(대법원 1998. 6. 12. 선고 98므213 판결)고 하여 분할대상 재산이 아니라는 입장이다(다만 이에 관하여는 학설에서도 견해가 나뉜다).


다. 지식재산권

국내에서 지식재산권이 재산분할청구의 대상이 된 명시적인 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식재산권이나 퍼블리시티권이 양도 가능한 재산권으로서의 성질을 지니는 이상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견해도 존재하며,1)  실제로 중국 혼인법에 대한 최고인민법원의 사법해석에서는 지식재산권 소득중 “혼인기간 중에 실제로 취득하였거나 명백히 취득할 수 있는 재산소득”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2)


라. 해외 사례

저작재산권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에 관하여는 국내보다 외국, 특히 미국에서 여러 사례를 다룬 바 있다.


(1) In re Marriage of Worth (1987) 195 Cal.App.3d 768

위 사건의 당사자 중 남편은 혼인 기간 중 『The Complete Unabridged Super Trivia Encyclopedia』라는 퀴즈 서적을 2권 저술하고, 1982년 이혼 소송에서 남편과 아내가 위 책들의 로열티를 1:1로 나눠 가지기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문제가 된 것은 보드게임 “Trivial Pursuit”의 제작사가 위 책의  저작권을 침해하였기 때문인데, 이에 남편은 1984년 제작사를 상대로 저작권침해 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하였다. 여기서 아내는 자신에게도 위 소송에서 발생한 수익 절반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법원은 혼인 중에 창작된 저작권은 공동 재산으로 간주된다고 판시하였고, 따라서 남편이 혼인 중에 저술한 책의 저작권은 부부 공동의 자산이며, 이에 따른 수익도 공동 재산으로 분할되어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2) Rodrigue v. Rodrigue, 218 F.3d 432 (5th Cir. 2000)

루이지애나 주의 유명한 화가인 조지 로드리그(George Rodrigue)는 1967년베로니카 히달고(Veronica Hidalgo)와 혼인한 뒤, ‘블루 도그(Blue Dog)’ 시리즈 등을 창작하였다. 이후 조지와 베로니카는 1993년 이혼하게 되었는데, 조지는 자신이 창작한 모든 그림의 지식재산권, 특히 ‘블루 도그’ 시리즈에 대한 독점적 소유권을 주장하며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대해 베로니카는 혼인 기간 중 창작된 작품의 지식재산권에 대해 절반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했다.

이에 관하여 법원은 저작권은 그 창작자에게 귀속되지만, 그로부터 발생하는 경제적 이익은 혼인 중의 공동재산으로 간주되어 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이러한 해외 사례들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미국 일부 주(예컨대 캘리포니아 등)에서 부부별산제가 아닌 공동재산제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동재산제를 채택하고 있는 경우 통상 혼인 중 형성한 재산을 부부의 공동재산으로 보기 때문에 균등분할 방식에 의해 재산분할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IV. 결론

앞서 언급한 과거 유명 트로트 가수 부부의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에서 1심 법원은 당해 가수의 저작권료가 재산분할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결하였다.
다만 이는 하급심 판결에 불과하며, 관련된 판결은 위 판결 
1건뿐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유사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갈 경우 다른 결론이 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그렇다면 저작재산권도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기존 판례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특유재산에 해당하는 경우라도 상대방의 협력(가사노동, 육아 등)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장래에 발생할 채권도 사안에 따라 분할 대상이 될 수 있으며, 특히 중국과 미국의 사례에 비추어 볼 때, 지식재산권 수익이나 저작권료 중 그 발생이 구체적이고 명백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재산권으로 평가하여 재산분할을 인정할 여지가 있음을 완전히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편, 이러한 논의가 제기되는 근본적인 이유는 우리 민법이 재산분할의 범위 및 내용을 지나치게 추상적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작권과 지식재산권의 가치가 점점 부각되고 있는 현재의 법 현실을 고려할 때, 이와 관련한 입법적 정비가 국회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1) 남형두. (2008). 재산분할청구권의 대상으로서 지적재산권 ― 퍼블리시티권을 중심으로. 가족법연구, 22(3), 337-372.

2) http://gongbao.court.gov.cn/Details/cda602cb38dea6cc87ae4cc650bc09.html


본 글의 내용은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blog.naver.com/kcopastory/22389458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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