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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적판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도쿄지방재판소 판결 / 이후동, 유새벽, 임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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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적판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도쿄지방재판소 판결 이후동 | 법무법인(유한)태평양 대표변호사 임혜경 | 일본 노조미종합법률사무소 한국변호사 1. 판결의 선고 2022년 7월 28일, 일본의 대형 출판사 3사(카도카와(KADOKAWA), 슈에이샤(集英社), 쇼각칸(小学館))가 ‘망가무라(漫画村)’ 운영자 H(이하 ‘H’)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금 1,929,602,532엔(약 175억 원)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이하 ‘본건 민사소송’)을 제기하였고, 도쿄지방재판소(민사 제47부)는 2024년 4월 18일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여 H에게 손해배상금 1,736,642,277엔(약 157억 원)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일본 내 저작권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액으로 역대 최고로 회자되면서 일본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2. 사안의 개요 및 형사 판결 망가무라는 무단으로 권리자의 허락 없이 일본에서 출판된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화상 데이터를 외국에 소재한 서버를 통하여 불특정 다수의 유저가 열람할 수 있게 한, 당시 최대 규모의 일본 만화 해적판 웹사이트였다. 구체적으로는 망가무라의 서버 기록 매체에 화상 데이터를 수작업으로 업로드하거나, 망가무라 서버에 리버스 프록시(Reverse Proxy) 설정을 하여 제3자의 서버에 존재하는 화상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출판사가 유료로 배포한 만화 등의 콘텐츠를 불특정 다수의 유저가 무료로 열람할 수 있게 하고 있었다. 망가무라가 2016년 개설된 이래 한 때는 월간 접속 수가 1억 회 가까이 상승하였다고 조사되는 등 침해 규모가 확대되어 사회문제로 부각 되자, 권리자들을 비롯한 민관이 협력하여 강력히 대응함으로써 2018년 4월 망가무라 웹사이트의 폐쇄를 이끌어 내었다. H는 그 직후 필리핀으로 출국하였으나, 도쿄 경시청 및 5개 현(県)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설치하여 수사한 끝에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구속된 후 같은 해 9월 일본에 강제송환 되었고, 2021년 6월 2일 후쿠오카지방재판소에서 저작권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 벌금 1,000만 엔(약 9천만 원) 및 추징금 62,571,336엔(약 5억7천만 원)의 형사 판결을 받았다. 다른 공범자들 3명에게도 징역(집행유예) 및 벌금형이 선고되었다. 3. 본건 민사소송의 제기 망가무라에서 무단으로 열람된 만화들의 출판사인 카도카와, 슈에이샤, 쇼각칸은 형사 책임에 이어 민사적 책임까지도 추궁하기로 결정하여 본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3사가 공동원고가 되어 무단 공중송신에 의한 출판권 및 독점적 이용권 침해를 이유로 ① 일실이익(출판권 등의 행사로 인하여 받아야 할 금전의 액에 상당하는 금액) 1,754,184,120엔(약 159억 원), ② 변호사 비용(①의 10%) 175,418,412엔(약 16억 원)의 합계 1,929,602,532엔(약 175억 원)을 손해액으로 하여 그 배상을 H에게 청구하였다. 한편 위 일실이익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산정되었다.
4. 피고의 주장과 쟁점 피고는 원고들의 청구를 부인하였으며, 특히 리버스 프록시를 이용하여 유저가 열람할 수 있게 하는 행위는 공중송신의 유형 중 하나인 “송신가능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즉, 일본 저작권법 제2조 제1항 제9호의5에 의하면 “송신가능화”라 함은 전기통신회선 등을 이용하여 자동 공중송신을 할 수 있게 하는 행위를 말하는바, 피고는 “리버스 프록시 설정 행위는 결과적으로 데이터가 공중에게 수신될 수 있는 상황을 연출한다는 의미의 데이터 송신이 아니라 웹사이트에 침해 콘텐츠 소재를 제시하는 링크를 붙이는 행위와 등가이며, 송신가능화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반론하였다. 나아가 2020년 일본 저작권법 개정으로 소위 ‘리치 사이트(Leech Site)’가 새롭게 규제 대상이 된 점을 들어, 해당 저작권법 개정 전에 이루어진 망가무라의 리버스 프록시 설정 행위는 송신가능화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그 외에도 피고는 자신이 망가무라의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손해액 산정 및 소멸시효 성립 여부에 대하여도 반박하였다.
5. 판결 요지 담당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리버스 프록시 설정 행위의 송신가능화 해당 여부에 대하여, “본 건 사이트의 서버는 공중의 이용에 제공되고 있는 전기통신회선에 접속하고 있는 자동 공중송신 장치이며, 여기에 제3자 서버로부터 취득한 본건 작품의 화상 데이터를 기록하거나(화상 데이터의 캐시가 있는 경우), 화상 데이터가 기록된 제3자 서버의 해당 화상 데이터를 기록 보존하고 있는 부분을 자신의 공중송신용 기록 매체로서 부가함으로써(캐시가 없는 경우), 공중의 요청에 응하여 자동적으로 공중송신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피고는 다른 관계자와 함께 본건 사이트의 서버에 의해 본건 작품의 화상 데이터를 송신가능화(저작권법 제2조 9호의5 (가)목)한 것이라고 인정된다.”라고 판시하여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 밖에, 망가무라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주장 및 소멸시효가 성립되었다는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으며, 손해액의 산정은 원고의 주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다만, 일실이익으로서는 무단 업로드된 각 만화 작품의 판매가액(소비세 포함)에서 10%를 공제한 금액에 해당 각 작품의 열람 수를 곱한 금액이 인정되었고, 변호사 비용은 해당 일실이익의 10% 상당액이 인정되었다. 6. 권리자 구제를 위한 과제 피고가 항소하였으나 2024년 7월 항소장 각하로 본 판결이 확정되었다. 온라인에서 자행되는 디지털 콘텐츠 침해, 특히 해외 소재 서버를 이용한 침해행위에 대한 권리자의 대응에 많은 어려움이 노정되고 있는 가운데, 망가무라에서 불법 유통된 콘텐츠의 권리자들이 ACCS(일본 컴퓨터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 CODA(일본 콘텐츠해외유통촉진기구) 등의 지원단체 및 수사기관과 협력하여 비교적 빠른 시기에 웹사이트의 폐쇄와 형사처벌을 이끌어 낸 점은 두드러진 성과로 평가될 만하다. 나아가 원고들은 무단으로 열람된 만화의 원작자로부터 출판권 설정 또는 독점적 이용허락을 받은 출판사로서, 원작자들의 권리 보호를 위하여는 여기에 만족하여서는 안 되고 해적판 웹사이트에 대하여 모든 법적 책임을 끝까지 추궁해야 한다는 인식 하에, 불법행위로 얻은 이익을 철저히 회수하고자 민사소송까지 진행하여 H에게 거액의 손해배상채무를 지운 것은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피고는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하여 자신이 무자력이며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음을 밝혔는데, 그렇다면 강제집행을 통한 손해배상금의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향후 권리자 구제의 실효성 향상을 위하여 해외에서 이루어진 저작권 침해행위로 얻은 수익을 저작권자에게 환류시킬 수 있는 제도의 보완 및 국제 사법공조에 대한 검토가 필요할 것이다. |
공공누리/CC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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