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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STORY 45호 / 저작권 보호 이슈 던지기] 수능 등 시험문제에 이용된 저작물의 보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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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등 시험문제에 이용된 저작물의 보호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72001 판결을 중심으로- 글 최중현 법무법인(유)로고스 고문변호사 1. 기초사실 가. 원고 사단법인 한국문학예술저작권협회(구 사단법인 한국복제전송저작권협회)는 저작권자들로부터 저작물의 복사 및 전송권을 신탁받아 이를 관리하면서 저작물사용료를 징수하여 저작권자들에게 분배하는 저작권신탁관리업자이고, 피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국적으로 실시하는 학력평가시험의 출제, 시험 및 채점 등의 업무를 목적으로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나. 피고는 고입선발시험, 초중고 검정고시,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초·중등교사 임용시험, 대학수학능력시험 및 수능모의평가 시험문제에 원고가 신탁관리하는 153개의 공표된 저작물(이하 ‘이 사건 저작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문 및 참고자료 등으로 사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시험문제 복제’). 다. 피고는 해당시험이 종료한 후에 피고 홈페이지 등에 위와 같이 이 사건 저작물을 이용한 평가문제(이하 ‘이 사건 평가문제’)를 게시하여 누구든지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이하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게시행위를 ‘이 사건 게시행위’). 2. 쟁점1) 가. 저작권법 제32조의 적용범위 포함 여부 피고의 이 사건 시험문제 복제행위는 저작권법 제32조2) ‘학교의 입학시험 그 밖에 학식 및 기능에 관한 시험 또는 검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그 목적을 위하여 정당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복제·배포할 수 있다’는 저작권 제한조항에 따른 것이지만, 피고가 위 해당 시험이 종료된 후에 이 사건 평가문제를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여 이용자에게 자동적으로 송신이 이루어진 이 사건 게시행위도 제32조의 적용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 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에 해당 여부
이 사건 게시행위가 제28조 규정에 의한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는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1, 2, 3심 판결 모두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1도5835 판결3)을 근거로 인용의 ‘정당한 범위’는 인용저작물의 표현형식상 피인용저작물이 보족, 부연, 예증,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되어 인용저작물에 대하여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즉, 인용저작물이 주이고, 피인용저작물이 종인관계)에 있다고 인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되게 인용한 것인지 여부는 인용의 목적, 저작물의 성질, 인용된 내용과 분량, 피인용저작물을 수록한 방법과 형태, 독자의 일반적 관념, 원저작물에 대한 수요를 대체하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였다.4) 다. 공정한 이용(제35조의3)에 해당 여부
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개정되어 2012. 3. 15부터 시행된 구 저작권법 제35조의3은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공정이용조항으로서, 위 법이 적용되는 기간 동안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공정한 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다투어졌다.5) 3. 법원의 판단 가. 서울서부지방법 2020. 11. 19. 선고 2019가합38727 판결 : 원고 패소 원고는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로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전송권이 침해되었음을 전제로 그 손해배상으로 17,215,924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1심 법원은 이 사건 게시행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 또는 공정한 이용(제35조의3)에 해당하여 원고의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을 침해하지 아니하였다고 판시하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1) 제32조의 적용 여부: 이 사건 게시행위가 시험 또는 검정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그 목적 범위 내에 포함됨을 전제로 2020. 2. 4. 개정되어 2020. 8. 5부터 시행되는 저작권법 제32조에는 ‘공중송신’이 포함되어 ‘전송’이 가능하여 저작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볼 수 없으나,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에 적용되는 구 저작권법 제32조에는 ‘복제·배포’ 외에 공중송신에 관하여 규정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게시행위는 구 저작권법 제32조 본문에 따라 허용되는 저작물 이용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2) 제28조 또는 제35조의3 해당 여부 : ① 공중이 이 사건 평가문제를 활용하여 각종 시험에 대비하고 각종 시험의 공정성·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하는 등 공익을 위한 것이고, 피고의 영리적 목적 등 사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닌 점, ② 이 사건 저작물은 모두 공표된 저작물이고, 학술적·예술적 가치가 높아 시험이나 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자주 활용되고 있어 이와 같은 이 사건 저작물의 사회적·교육적 의미를 고려하면, 이 사건 저작물의 시험이나 교육을 위한 인용이 폭넓게 허용되어야 할 필요도 있는 점, ③ 피고는 수험생 및 학생의 지식과 이해도를 측정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저작물을 이 사건 평가문제의 지문 등으로 인용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평가문제에 대하여 이 사건 저작물은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저작물이 이 사건 평가문제에서 차지하는 양적·질적 비중이 크다고 볼 수도 없는 점, ④ 피고는 저작자 성명과 저작물 명칭을 명시하여 이 사건 저작물을 이 사건 평가문제에 인용한 점, ⑤ 피고는 이 사건 저작물의 문학적·예술적 가치를 이용하고자 하는 목적이 아니라 이를 통해 수험생 및 학생의 학습능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사건 저작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초로 이 사건 평가문제를 작성하였는바, 이 사건 저작물과 이 사건 평가문제는 그 목적과 성격, 용도가 전혀 달라 이 사건 평가문제가 이 사건 저작물의 수요를 대체할 가능성도 전혀 없는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게시행위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 또는 공정한 이용(제35조의3)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서울고등법원 2021. 8. 19. 선고 2020나2045644 판결 : 원고 일부승소 원고는 1심 판결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이 사건 게시행위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 또는 공정한 이용(제35조의3)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게시행위로 인하여 원고의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전송권을 침해하였으므로 그 손해배상으로 1,000만 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선고하였다. (1) 제32조의 적용 여부 : 시험문제에 저작물을 자유이용할 수 있는 범위는 응시자의 학습능력과 지식 등에 대한 객관적이고 공정한 평가를 하기 위한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 한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해당 시험이 종료된 후에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시험문제를 공개하는 것도 해당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범위 즉, 해당 시험문제에 대한 이의신청 등 검증과정을 거쳐 정당한 채점과 성적을 제공하는 데 필요한 제한적 범위 내에서만 허용되어야 하는데, 이 사건 게시행위는 해당 시험의 출제와 성적제공까지 전체적인 과정이 완료된 후에 수년 동안 기간의 제한 없이 해당 시험 응시자 외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에 이용된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전송하는 것이므로,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정당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제28조 또는 제35조의3 해당 여부 : ① 피고가 이 사건 게시행위의 목적이 공중이 이 사건 평가문제를 학습하여 각종 시험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시험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는 구 저작권법 제25조 제2항에 의해 수업이나 수업지원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공표된 저작물을 전송할 수 있는 교육기관이나 교육지원기관이 아닌 점, ② 저작물을 학습자료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자의 이용허락과 이에 대한 이용자의 사용료 지급의 구조로 이루어진 통상적인 이용방법이 존재하고, 이에 관한 일정한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사건 저작물의 다운로드된 횟수가 수천 건에서 수만 건에 이르고, 수능에 이용된 저작물의 경우에는 수십만 건에 이르는 등 인터넷의 강한 전파성과 이용의 편리성을 감안하면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로 오프라인 시장에서 저작물이 제공된 것에 비해 저작물을 학습자료로 이용하는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더 클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저작물 153건 중 절반 이상이 허구적 저작물로서 문화적, 예술적 가치가 상당한 작품들이 많고, 어문저작물 중 운문 11개와 미술 저작물의 전체가 그대로 이 사건 평가문제에 지문 등으로 사용된 점, ④ 이 사건 평가문제에서 이 사건 저작물이 지문이나 참고자료로 이용된 방식을 보면, 응시자가 이 사건 저작물 중 지문으로 인용된 부분을 읽거나 보고 이해한 후 그 지문 등에 대응하는 질문에 맞는 답안을 선택하거나 기재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어, 지문 등과 관계없이 질문 부분만이 독자적으로 가치를 가지거나 기능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평가문제의 해당 문항에 있어 지문 등으로 이용된 이 사건 저작물이 부종적 성질을 가지는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고 그 양적·질적 비중이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 또는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이용할 경우에는 그 출처를 명시하여야 함에도(저작권법 제37조) 이 사건 저작물 153건 중 38건 정도의 저작물에 관하여 그 출처를 명시하지 않고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함으로써 출처가 표시되지 않은 이 사건 저작물이 인터넷을 통해 불특정 다수인에게 장기간 계속적으로 노출되도록 한 점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게시행위는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제28조) 또는 공정한 이용(제35조의3)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대법원 2024. 7. 11. 선고 2021다272001 판결 : 상고 기각 피고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이 사건 게시행위는 해당 시험의 출제와 성적제공까지 전체적인 과정이 완료된 후에 수년 동안 기간의 제한 없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에 이용된 이 사건 저작물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전송하는 것이어서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정당한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제32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항소심 판결과 같이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가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하지 아니하며, 제35조의3의 공정한 이용에도 해당하지 아니하여 원고의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전송권)을 침해하였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한편 대법원은 그 과정에서 구 저작권법 제35조의3 공정한 이용에 관한 판단요소 등 적용요건에 관하여 최초로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기준을 판시하였다. 저작물의 이용행위가 구 저작권법 제35조의3 제1항에서 규정한 ‘저작물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 충돌하지 아니하고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같은 조 제2항 각 호에서 예시적으로 열거한 ‘이용의 목적 및 성격(제1호)’,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제2호)’,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의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제3호)’,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제4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용의 경위나 방법 등과 같이 위 각 호에서 열거하지 않은 사항이라도 판단요소로 고려할 수 있다. 가. 이용의 목적 및 성격(제1호) 그 이용이 원저작물을 단순히 대체하는 수준을 넘어 새로운 표현, 의미, 메시지 등을 나타내도록 변형한 것인지, 원저작물과는 구별되는 별개의 목적과 성격을 가지는지, 원저작물을 변형한 정도가 2차적저작물 작성에 필요한 수준보다 더 높은 정도에 이르렀는지, 공익적이거나 비영리적인 이용인지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나.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제2호) 원저작물이 사실적·정보적 성격을 가진 저작물인지, 공표되거나 발행된 저작물인지 등이 고려된다. 다.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제3호) 원저작물 전체를 기준으로 이용된 부분이 차지하는 양적인 비중이나 질적인 중요성이 낮은지, 이용자가 반드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용한 것인지 등이 고려될 수 있다. 라.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제4호) 저작물의 이용이 원저작물 또는 원저작물의 2차적저작물에 대한 현재 시장의 수요나 장래 개발될 합리적인 개연성이 있는 통상적인 시장의 수요를 대체하거나 그 시장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없거나 적은지 등을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의 경우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게시행위가 저작권법 제35조의3에 규정된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6) 즉 ① 제1호 ‘이용의 목적 및 성격’ : 원고의 이 사건 저작물은 주로 시, 소설, 미술 저작물 등으로 이를 읽거나 보는 사람에게 감상의 대상으로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고,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는 수험생 및 교육서비스 제공자 등에게 이 사건 저작물을 이용하여 작성한 이 사건 평가문제를 해당 시험 준비 등을 위한 기출문제 정보로 제공하는 데 그 목적이 있으므로,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는 원고의 이 사건 저작물과는 그 이용과 목적이 다르고, 공익적·비영리적 이용의 측면이 있으나, 이 사건 게시행위는 이 사건 저작물을 이 사건 평가문제에 포함한 채로 그대로 전송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게시행위에 따라 이 사건 저작물이 새로운 표현, 의미, 메시지 등으로 변형되는 정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는 점, ② 제2호 ‘저작물의 종류 및 용도’ 및 제3호 ‘이용된 부분이 저작물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 중요성’ : 이 사건 게시행위에 이용된 이 사건 저작물은 공표된 저작물이기는 하나 주로 시, 소설, 미술 저작물 등으로 허구적·창조적 저작물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그 중 시나 미술 저작물은 대체로 전부가 이용되고 소설 등은 일부분이 이용되었으며, 피고는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한 대부분의 기간 동안 게시기간이나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자 등에 제한을 두지 아니하여, 피고가 이 사건 게시행위를 통해 반드시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저작물을 이용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점, ③ 제4호 ‘저작물의 이용이 그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미치는 영향’ : 원고가 신탁관리하는 저작물을 학습자료로 이용하려는 자가 원고로부터 이용허락을 받고 원고에게 사용료를 지급하는 시장이 이미 형성되어 있고, 그 저작물이 이용된 기출문제 등의 학습자료를 전송의 방법으로 제공하기 위해 원고로부터 이용허락을 받고 원고에게 사용료를 지급하는 시장도 장래 개발될 합리적인 개연성이 있는 통상적인 시장으로 볼 수 있는데,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는 위와 같은 시장에서의 통상적인 이용방법과는 달리 원고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저작물을 이 사건 평가문제에 포함하여 전송한 것이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해당 시장의 수요가 대체되거나 훼손될 우려가 상당하므로, 이 사건 게시행위는 이 사건 저작물의 현재 시장 또는 가치나 잠재적인 시장 또는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에 해당하는 점, ④ 피고가 저작권 등 권리의 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복제방지조치 등 필요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원고의 이용허락 없이 장기간 동안 이 사건 저자물을 공중의 이용에 제공하는 이 사건 게시행위를 하였고, 그 중 일부 저작물에 대하여는 출처를 명시하지 않아 구 저작권법 제37조에서 정한 출처표시의 의무를 위반한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의 이 사건 이용방법이 정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 어 우리 저작권법은 저작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을 도모함으로써 문화 및 관련산업의 향상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입법 목적(제1조)에 따라 저작권자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즉, 저작권자에게 사용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는) 저작재산권의 제한사유로서 제23조 내지 제35조의 2에 걸쳐 개별적인 규정을 두고 있고, 2011. 12. 2. 법률 제11110호로 개정되어 2012. 3. 15부터 시행된 저작권법은 제35조의3에 일반조항의 성격을 가지는 공정이용조항을 신설함으로써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하는 행위를 허용하기 위한 포괄적·보충적 규정을 두고 있다.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은 피고가 수능 등 시험문제에 원고가 신탁관리하는 153개의 이 사건 저작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문 및 참고자료 등으로 이용한 피고의 ‘이 사건 시험문제 복제’는 저작권법 제32조의 권리제한 규정에 따라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이용할 수 있으나, 해당 시험의 출제와 성적제공까지 전체적인 과정이 완료된 후에도 수년 동안 기간의 제한 없이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에 이용된 이 사건 저작물을 기출문제의 공개라는 명목으로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전송하는 피고의 ‘이 사건 게시행위’는 시험의 목적에 필요한 정당한 범위에 포함되지 아니하므로 제32조가 적용되지 아니하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이나 제35조의3의 공정한 이용에도 해당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전송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함으로써 이 사건 저작물의 저작권자들이 피고로부터 손해배상을 받게 되어 저작권자들의 권리가 보호된 점에 의미가 있으며,7) 그 과정에서 대법원이 최초로 저작물의 공정한 이용에 관한 적용요건에 관하여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앞으로 공정한 이용에 관한 사례들이 축적되는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1) 저작권(전송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액의 범위 등 기타 쟁점은 생략하였다. 2) 이하 저작권법 조항은 법령 기재 없이 조항만을 기재하였다. 3) 위 대법원 2011도5835 판결은 구 저작권법 제28조의 인용개념에 ‘전부의 인용’은 포함되지 아니하고 주종관계를 전제로 한 ‘일부 인용’의 경우에만 적용하는 것으로 판시하고 있는데, 이 사건 저작물 중 시 11편과 미술 저작물 14개 전부가 그대로 이 사건 평가문제에 지문 등으로 이용되었고, 나머지 어문저작물은 일부가 이용되었으므로, 일부 인용된 저작물에 대하여만 제28조의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고, 전부 인용된 저작물에 대하여는 제35조의3의 공정한 이용에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있다. 한편 시 또는 미술작품인 경우에는 양적으로 많지 아니하여 전부 인용의 경우에도 제28조의 인용 개념에 포함시키는 견해도 있으나, 이 부분은 이 사건에서 명시적으로 쟁점화되지는 않았다. 4) 위 대법원 2011도5835 판결을 기준으로 이 사건 게시행위의 제28조 해당 여부를 판단하였음에도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1심 판결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으나 항소심과 대법원 판결은 공표된 저작물의 인용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5) 2016. 3. 22. 법률 제14083호로 개정되어 2016. 9. 23부터 시행되는 저작권법은 ‘제35조의5’에서 ‘비평, 교육, 연구 등’의 목적에 관한 제한을 없애고, 제2항의 고려사항 중 제1호 이용의 목적 및 성격과 관련하여 ‘영리성 또는 비영리성’에 관한 문구도 삭제하였으나, 전체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6) 이하의 내용은 필자가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본 글의 내용은 블로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 https://blog.naver.com/kcopastory/223565120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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